2023년 여름 수련회 교재 복음과 다른 복음 -갈라디아 속의 그리스도- Ⅰ. 서론 1. 나와 우리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살고, 어쩔 수 없는 방향으로 한데 몰리고 있다. 같이 나락에 빠져도 외롭지는 않다. ‘우리’는 ‘나’들의 합이 아니라 나의 단념에 의해 산출된다. 우리는 ‘나들’의 집합체라기보다 나임을 포기하고 넘겨진 나의 전달들을 합한 것이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신문을 읽거나 신호등을 보고 멈춰서는 등 산업 문명에 특유한 대부분의 행동을 수행할 때, 나는 혼자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을 따름이며, 이것은 내적 동일성인데, 나는 자신을 타인이나 타자로 만들며 나의 행동 양식을 타인의 행동 양식에 의도적으로 맞추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존재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