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유독 자리를 중시하는 나름의 국민성이 있는 듯하다. 외국인들이 매우 놀라는 한국인의 유별난 문화 1순위는 자리 맡기이다. 자리를 맡는 자체가 놀라운 것이 아니라, 한 공간에 대해 이미 값을 치르고 들어갔다면, 더 이상 아무 값을 치를 필요가 없는 자리를 위해 자신의 귀한 것을 던져놓는 것이다. 맘에 드는 위치에 지갑이나 휴대폰 귀중품들이 들어있는 가방 등을 사용해서 스스럼없이 자리를 맡는다.이미 들어간 공간 자체보다 자기가 원하는 위치가 더 중요해진 것이고, 자신의 소중한 것으로 찜한 그 자리는, 마치 자기가 거기에 없어도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암묵적 의사표시이다. 물론 이런 행동에는 보이지 않는 믿음이 작용한다. ‘아무도 가져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믿음이 작동한다. ‘자리는 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