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재단사가 지금까지 세상에서 볼 수 없었던 가장 아름다운 옷을 만들어주겠다며 그 나라의 왕을 찾아왔다. 이 옷이 독특한 이유는 옷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선하고 진실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기에 너무 특별해서 왕의 기품 정도는 되어야 입을 수 있기에 찾아왔다는 것이다. 임금은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알았기에 재단사의 말을 믿은 것이 아니라 누구나 흔하게 가질 수 없는 특수성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내부에서 왕을 충동질하며 ‘나는 그런 사람이 맞다’라고 믿게 했다. 그리고 왕의 측근에서 보좌하며 왕의 권세를 부러워하고 탐하는 같은 부류의 사람들 안에서도 동일한 욕망이 작동했다. 분명히 왕의 치수를 재어갔는데 그 치수를 따라 만들어지고 있는 옷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치수는 있는데 옷은 없다. 몰래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