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고, 오늘 주어진 일들에 대해 계획들을 되뇌며 원래부터 있던 반복되는 스케줄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바로 ‘나’인데, 피로 범벅된 양피가 모세의 발 앞에 던져지고 땅에 속하지 않은 요소가 모세를 이용해 스스로 움직이듯이 손발이 척척 맞던 최고의 파트너인 나를 내가 주장하지 못하고, 내 의미도 내 목적도 할례받은 하루하루를 만난다. 말씀을 듣고 앵무새처럼 똑같이 말하고 행하려고 하는 것을 믿음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말씀이 죄라는 동일한 본질 속에서 작동해도 각자의 죄를 악기 삼아 연주하실 때 다양한 소리로 주의 의를 증거하게 하시기 때문이다. 이제는 추가적인 계시가 계속 있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 계시의 반복 속에서 매 순간 죄의 깊이가 달라지면서 같은 말씀인 듯 이전과 다른 낯선 음악이 연주 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