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창세 전의 비밀을 ‘USB’에 담았어요. 그 ‘하나님의 USB’가 바로 이스라엘이에요. 이스라엘이 중요한 이유는 이스라엘에는 종말이 미리 들이닥쳤기 때문이에요. 미리 찾아온 종말을 내부에 담고 살았던 유일한 민족인 거지요.
성경의 종말은 시간 차원의 것이 아니에요. 즉 시간의 끝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움직이고 있는 나라,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실체에서 비롯되는 거예요. 모든 시간은 이스라엘의 시작하고 이스라엘에서 납니다.
이스라엘과 이방 나라의 갈라짐 이게 종말입니다. 출애굽 사건은 세상의 종말을 이스라엘의 탈출을 통해서 세상에 통보한 사건입니다.
이스라엘이 가는 방향이 여타의 나라들과 완전히 달라요. 유한한 인간들의 안목으로 보면 이스라엘 역시 자기네들과 다를 게 별반 없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아무리 봐도 움직여가는 방향이 번영 쪽이 아니라 멸망 쪽이에요. 하나님이 그렇게 이끄셔요. 율법이 이스라엘을 그렇게 만들어요.
창세 전의 ‘약속’을 담은 외장하드, 그 약속의 ‘비밀’이 실체화되어 이스라엘에 나타난 그것을 ‘종말’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종말은 시간의 끝에 오는 게 아니라 이스라엘의 내부에 담겨서 와요. 이스라엘을 이루는 자들도 인간입니다. 유한한 인간들이에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은 유한한 인간 속에다 무한을 담는 방식을 사용하셨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같은 인간인데 ‘창세 전’의 상황과 연결된 인간이란 말입니다. 이스라엘은 멸망하고 이방 민족은 남았지만, 이 세상에 ‘십자가’라는 구멍을 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