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정리

워터볼 안의 세계

아빠와 함께 2023. 2. 20. 10:56

고린도전서 10장에서 사도바울은 교회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너희들이 집단적으로 세례를 받았잖아.” 집단적으로 세례를 받은 그게 뭐냐 하면, 바로 홍해 건널 때 구약에서 이스라엘 그들이 바다를 건널 때 가운데 길이 났고 그 길을 그냥 지나왔어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내가 원치 아니하노니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고전 10:1,2)

본인의 어떤 결정이나 선택이 아니고 그냥 뒤에서 밀어붙여서, 애굽 군대가 밀어붙여서 갈 데가 없어서 가다 보니 물속에 들어왔고 더 가다 보니까 물속에서 빠져나왔어요. 뭔가 통과한 것 같은데 이상한 데를 통과했어요. ‘뭐지? 이거 뭐지?’ 물속, 죽음 속이에요. 죽음 속으로 들어온 거예요, 죽음 속으로. 그것도 강제로, 내가 선택하지도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는데 죽음 속으로 들어왔다가 ‘나’로 인하여 죽고 ‘우리’로 인하여 태어나는 그런 과정을 세례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사도행전 2장에 오순절 성령도 마찬가지예요. 오순절 성령 때 120명 모였는데 집단적으로 위층에서 바께스로 물 붓듯이 갑자기 위해서 성령이 쏟아져 버렸습니다. 성령이 쏟아지니까 다 ‘조금 받았어.’ 혹은 ‘더 많이 받았어.’ 이게 성립이 안 돼요. 글루건으로 붙인 동일한 워터볼, 워터볼 안의 세계가 형성된 거예요. 찐득찐득한 그 풀 속에서 똑같은, 우리의 모든 선택과 결정을 무효화시키는, 무의미화 시키는 그 세계에 우리가 놓이게 된 겁니다.

그럴 때 어느 누구도 그중 예수 믿는 사람 한 사람도 없었고, 어느 누구도 십자가 믿는 사람 아무도 없었어요. ‘믿음에서 믿음’이 나오게 된 거예요. 믿음이라는 그 끈적끈적한 풀이 우리를 옥죄는 겁니다. 우리를 ‘꼼짝 마라’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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