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

1/21-목발의 예화

아빠와 함께 2026. 1. 21. 09:36

어느 옛날 어떤 왕국이 있었는데 임금님이 사냥을 갔다가 계곡에서 넘어졌습니다. 당연히 다쳤을 게 아닙니까? 신하들이 정성껏 치료를 해서 목숨은 구했지만 다리 한쪽을 못 쓰게 되었어요. 다리 하나를 못 쓰니까 목발을 짚게 된 거예요. 목발 짚게 되니까 왕이 성질나는 거예요. 이 나라 백성들은 다 멀쩡한데 자기 혼자 목발을 짚으니 소위 뿔따구가 나서 포고령을 내립니다.

“누구든지 이 나라에서 목발을 짚지 않는 자는 전부 사형에 처한다.”라고 했어요. 왕이 자기 수치를 가리기 위해서 그런 겁니다. 자신이 목발 짚은 것이 알려지면 안 되니까요. ‘나만 병신인가?’ 이런 거예요. 모조리 다 병신을 만들어야 속이 시원한 거지요.

사형을 시킨다고 하니 그때부터는 노인이고 아이들이고 전부 예외 없이 목발을 짚게 됐습니다. 처음에 진보적인 젊은 사람들과 저항 세력이 이건 터무니없다고 달려들었는데 실제로 잡아서 사형을 시켜버리니까 어쩔 수 없고 아무 소리도 할 수가 없죠. 마치 히잡 안 쓰면 사형시키는 이단하고 똑같죠. 사형을 시키니까 이젠 무섭잖아요.

미인대회를 하는데 전부 목발 짚고 하고, 대학에서 연구를 해도 목발의 역사성, 목발의 중요성, 어떤 교수는 목발 연구해서 박사학위 받은 사람도 있어요. 군대와 경찰까지 목발을 짚으면서 아주 날렵한 군사 훈련을 하고요, 전 국민이 목발을 하게 되었어요. 불행한 것은, 왕이 오래 살았다는 거예요.

이렇게 오래 세월이 지나다 보니까 사람들이 자유롭게 두 발로 걷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었어요. 이제는 어떤 달인이 생겨났는가? 목발로 걷는 달인, 목발로 춤추는 달인, 목발 미스트롯 4, 목발 짚고 노래하고요. ‘이것이 말도 안 되고 엉터리다’ 하는 걸 아는 사람은 누구냐? 젊은 시절, 목발 없던 시절을 지냈던 노인들인데 그 노인들도 아무 소리 못 하는 거예요. 왜? 자기 손자들과 자기 자식들이 망하지 않기 위해서 아무 소리 못 하고 동조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제 드디어 왕이 죽었어요. 왕이 죽으면서 그 포고령도 없어졌어요. 그러면 다시 정상적으로 두 발을 디뎌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왕이 죽고 난 뒤에 그 권세를, 권력을 이어받는 통치자들에게는 목발이 그대로 있는 것이 나라를 통제하기가 더 쉬웠어요.

왕은 죽었어도 백성들 전체가 ‘인간이 인간 됐다는 불가피한 조건 자체가 목발 짚는 거’예요.
‘목발 짚음으로써 인간다운 사람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목발의 이론과 사상의 기득권을 차지한 후대 정치인들에게 그것이 통치하기 유리한 조건이 된 거예요.

그래서 그 강제 법령이 자연히 폐지됨에도 불구하고 목발을 의지하지 않는 삶, 목발이 없는 삶을 아예 말하지 않는 이유는 자기의 마음속, 심령 속까지 목발이 있는 것이 정상이라는 마음으로 자체적으로 자율화되었기 때문에 그래요. ‘나는 목발을 짚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딱 한 사람, 미가야 같은 사람이죠, 숲속에 살던 어떤 사람은 ‘목발 짚는 이것은 말도 안 된다.’ 해서 목발의 부당성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자칫하면 사형당하잖아요. 그래서 숲속에 그대로 숨어 살면서 목발은 불태워 버리고 혼자서 목발 없이 사는 거예요.

이것은 자신의 안전과 자유를 바꾼 거예요. 가끔 생필품 구하기 위해서 마을에 내려올 때는 목발 짚고 사는 것처럼 하면서 하지만 다시 집에 가면 목발 없이 사는 겁니다. 그 사실을 사람들이 얼추 알고서는 “당신이 목발 없이 살면 우리한테 무언의 압력이 된다. 같이 목발 다 짚고 살자.” 그렇게 해도 그 사람은 목발 짚고 살면서 속임수에 넘어간 그 사람들을 오히려 불쌍히 여겼어요.

이미 법령은 사문화, 이미 죽은 문서가 되었어도 사람들 마음속의 뿌리 깊은 고정관념으로 목발 있어야 정상적인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목발 없는 삶은 상상도 못 하죠. 그런데 어느 날 어떤 젊은 사람 몇 명이 찾아왔어요. 두 발로 걷는 법을 가르쳐 달라는 겁니다.

여기서 해프닝이 벌어지는 거예요. 이 사람이 “두 발로 걷는 법은 저는 모르고 그냥 목발을 버렸을 뿐입니다.” 그렇게 하니까 “목발을 버리는 비법이나 그 진리를 전수해 주세요.”라고 떼를 쓰는 거예요. “아니 그냥 버리면 된다니까!” “버릴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버리면 되는지를 알려주세요.”

제자들은 점점 몰려들고, 그들 중 어떤 사람은 꼼꼼하게 노트 필기도 해요. 목발 버리는 방법. “제발 저희를 제자로 받아들여서 목발 버리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아울러 목발의 허구와 환상을 깨닫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이러고 있다 이 말이죠.

그래서 그때부터는 목발 버리기 위해서 먼저 사전 준비로 고행과 금욕을 하고요, 어떤 사람은 그 목발 버린 사람의 말씀을 적은 것 가지고 계율과 교리를 책으로 만들고, 그래서 목발 버린 그의 생애가 하나의 경전이 되어 버렸어요. 목발 버린 사람이 죽고 난 뒤에는 특별수련회와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참 재미있죠. 그분을 그리워하면서 기도회를 열고 예배를 드리는 거예요. 용감하게 목발을 버린 사람을 칭송하면서.

그런데 목발을 버리자고 설교했던 사람 중에서 목발 버린 사람은 하나도 없고 전부 다 목발 짚으면서 설교하고 있었던 거예요. 군중 앞에서 설교하는 설교자도 목발 짚고, 거기에 참여한 제자들도 같이 목발 짚으면서 “언젠가는 목발을 버릴 것이다.”

심지어 어떤 교리까지 나오는가? “만약 목발을 버리게 되면 사후에 하늘나라에, 천국 가는 보상을 줄 것이다.” 이런 교리까지 만들었어요. 결국 그들이 마지막 한 것은 목발을 버리고 살다가 죽었던 그 사람이 쓰던 목발, 불 속에 던져져서 타다 남은 그 목발을 황금 상자에 소중하게 보관했고 그것으로 종교를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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