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진

외눈박이 신과 소경131219박윤진

아빠와 함께 2014. 3. 28. 16:52

2013-12-19 10:14:00 조회 : 564         
외눈박이 신과 소경 이름 : 박윤진 (IP:210.182.130.40)

 

밤은

도시를 보석으로 창조하는

외눈박이 신(神)

 

두 눈 자랑하며

조롱했더니

 

이게 보석으로 보이냐?

 

원하는 것만 보는

눈이라면

두 개씩이나 필요없지. 

 

본다하니 

여전히 소경 

 이근호 (IP:119.♡.93.55) 13-12-20 08:09 
다들 못보고 지내니 그나마 칫잔 속에 평화가 유지됩니다.
 이미아 (IP:119.♡.103.116) 13-12-20 17:30 
박윤진 성도님..이 글을 스토리텔링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삼빈이에게 이야기 해준다 생각하시고..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곳곳마다 울려 퍼지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기쁘다 구주 오셨네~
지금 제가 있는 미용실에서도 예외가 아니군요.
세상에서 들려지는 크리스마스 캐럴송이 반복적으로 들려옵니다.
매년 이맘때면 펼치는 풍경이지만 똑같지 않다는 것..
 박윤진 (IP:58.♡.60.145) 13-12-21 08:45 
혼자 산에 올랐다. 아침 5시 정도인 것으로 기억된다. 달이 있고 도시의 야경불빛이 멋있겠다 싶어 들고갔던 휴대폰으로 사진을 여러번 찍어댔다.

집에 와서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면서 문득 한 장의 사진을 보고 놀랐다. 그 사진이 바로 위의 사진이다. 그 사진 속에는 눈이 하나 있었다. 나를 노려보는 것 같았다. 뱀의 눈이기도 했고, 어떤 괴물의 눈이기도 했다. 요즘 들어 푹 파져 있는 그리스 신화에 키클롭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밤은 달이라는 외눈을 가지고 있는 신처럼 여겨졌다.

그 눈이 감시하고 있는 도시의 불빛은 소중한 것이리라. 높고 낮음 없이, 다양한 고유의 색깔없이 까만 색으로 덧칠해 놓으니 그제서야 반짝반짝 빛나는 본질의 빛이 새어나오는 것이리라. 그래서 보석같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다 죄의 언어망에서 시작된 속임수요 자기 최면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달은 그냥 달로서, 도시의 빛은 그저 빛으로서 있었을 뿐이다.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자 연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달에게서 괴물 신을 찾고, 무미건조한 야경에서 가지고 싶은 보석을 채굴했던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보고 기뻐 언어 장난감 조립에 들어갔던 것이다.

문득 이런 나를 가두고 계신 말씀 한 구절이 생각났다. 본다하니 여전히 소경이라는 말씀 말이다. 나는 그 말씀을 그 동안 어떻게 조립해 왔는가 아찔했다. 수많은 피의 울림을 난 그저 생존에 유리한 것을 물어다 주는 -종교라는- 개짖는 소리로 여기지는 않았는가.

사진을 한참 멍하니 보고 있다가 시야가 뿌옇게 될 쯤, 지각할 것 같아서 서둘러 밥벌이에 나섰다.
 이상규 (IP:59.♡.175.69) 13-12-21 10:41 
주님은 눈,밤,달,별,새벽 등산,도시의 야경,...심지어 드라마까지(ㅋㅋ) 복음을 위해 사용하시네요.
성도에게 이런 내용으로 "넌,예수님 살해한 진범이야!"
(이놈의 육신은 성탄절이 가까워지니 마음이 약간 들뜨네요,교회에서 행사나 모임 없나?ㅠㅠ)
 이미아 (IP:180.♡.90.15) 13-12-21 13:32 
고맙습니다. 진심으로요..진심이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으시겠지만-뭔가 냄새가 나죠ㅎㅎ-어쩌면 내 나름대로 외눈박이 신과 소경이란 글을 읽고 가슴 한 구석 채우려 했는데...누군가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하는 바램은 어쩌면 그 누군가가 아닌 바램을 가진 내 자신에게 훨씬 더 무거운 짐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다 내 바램을 들어 주었을 때 그 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훨훨 날아갈 것 같은 마음이 됩니다. 결국 훔쳐보고 싶은 욕심이 채워졌으니 진심이었습니다.
 박윤진 (IP:211.♡.153.168) 13-12-22 16:31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시니, 본의 아니게 제가 또 뭘 속인 것 같아, 미안하고 죄송스럽네요ㅠㅠ
 이미아 (IP:180.♡.90.15) 13-12-22 2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