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상대로 한 강의록인지라 '피'나 '교회를 넘어서'만큼 혓바닥 나오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맥락을 단절없이 한 호흡에 이어가기엔 제 내공이 부족했는지 꽤나 고전했습니다.
한스 큉의 '그리스도교'처럼, 교회의 모든 역사가 인간의 탐욕과 투쟁으로 점철돼 있음에도 결국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붙잡으려 애쓰는 것처럼, 이 책 역시 부패한 교회와 인간의 죄됨을 어느 선까지 지적하고 곧장 예수님을 소개하겠지 하는 마음으로(목사님의 책을 여지껏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몇 번씩 정독했음에도) 붙잡았다가 신학-교회사-철학을 타고 흐르며 하나씩 하나씩 신상이 털리더니 '어라, 이젠 하나님-예수님까지 건드리네' 하고 흥미 반 조바심 반으로 다 읽고나선 '내가 도데체 여지껏 뭐 믿는다고 덤빈거지?'
질문 있는데요.
'예수 안'이라고 하셨는데요(물론 '예수 밖'과 연관되어), 이 개념이 언급된 후로 성도의 정체에 대한 설명이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는데, 의도적으로 '예수 안 - 성도'를 짝지어 제시하신 것인가요? (물론 언약의 개념이 전체적으로 피-아의 구조를 띠고 주욱 내려오기는 하지만 제 생각으론 '예수 안'이란 말씀은 믿음과 구원을 설명할 때 겪게 되는 사변적이고 교조적인 논쟁보단 훨씬 거시적으로 밑그림을 그려주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