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답(이근호)

성도란? 121121

아빠와 함께 2014. 2. 18. 12:07

대중을 상대로 한 강의록인지라 '피'나 '교회를 넘어서'만큼 혓바닥 나오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맥락을 단절없이 한 호흡에 이어가기엔 제 내공이 부족했는지 꽤나 고전했습니다.

한스 큉의 '그리스도교'처럼, 교회의 모든 역사가 인간의 탐욕과 투쟁으로 점철돼 있음에도 결국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붙잡으려 애쓰는 것처럼, 이 책 역시 부패한 교회와 인간의 죄됨을 어느 선까지 지적하고 곧장 예수님을 소개하겠지 하는 마음으로(목사님의 책을 여지껏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몇 번씩 정독했음에도) 붙잡았다가 신학-교회사-철학을 타고 흐르며 하나씩 하나씩 신상이 털리더니 '어라, 이젠 하나님-예수님까지 건드리네' 하고 흥미 반 조바심 반으로 다 읽고나선 '내가 도데체 여지껏 뭐 믿는다고 덤빈거지?'

 

질문 있는데요.

'예수 안'이라고 하셨는데요(물론 '예수 밖'과 연관되어), 이 개념이 언급된 후로 성도의 정체에 대한 설명이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는데, 의도적으로 '예수 안 - 성도'를 짝지어 제시하신 것인가요? (물론 언약의 개념이 전체적으로 피-아의 구조를 띠고 주욱 내려오기는 하지만 제 생각으론 '예수 안'이란 말씀은 믿음과 구원을 설명할 때 겪게 되는 사변적이고 교조적인 논쟁보단 훨씬 거시적으로 밑그림을 그려주는듯 합니다)

 
 이근호 (IP:119.♡.78.175) 12-11-21 07:51 
예수님께서 날마다 새롭게 만들어주는 존재로서의 인간이 곧 성도입니다. 149페이지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사람이 몸이 아프면 원상복귀만 생각해요. 인간론이란 우리가 어떻게 구원받는가가 아니라 주께서 우리를 통해서 살려내는 영을 우리가 보여 줄 수 있는 인간인가 입니다."  그러니까 성령께서 우리를 매일같이 원상복귀만 생각하는 우리와는 달리 예상 밖의 딴 존재로 자꾸만 이동시키고 변화시키는  그 능력의 장場이 곧 '예수 안'이라는 언약 작용의 장場입니다. 참고로, 성령이 없는 이들은 아무리 물질에서 도덕정신으로, 도덕 정신에서 영적 세계로 도약을 시도해도 가정 형편이나 경제 사정만 안 좋거나 몸이 아프거나 해도 그동안의 착함이라든지 경건이라든지 신앙생활이나 하는 것도 다 죽써서 개나 줘버립니다. "역시 돈이 최고야!" 이게 그들의 인생관입니다. 그동안 성령님이 만들어내지 못하고 자신이 자신을 신자로 만들어보려다가 실패한 '예수 밖'의 장場에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역시 돈이 진리야!" 여기에서 벗어난 인간을 만났다면 하늘 나라에 신고할만 합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손대셨지요! 사람의 능력이 아니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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