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정리

죽음 자체가 살아나는 매일

아빠와 함께 2021. 7. 23. 08:33

우리가 남을 평가 못하듯이 나도 나를 평가하지 마세요. 왜? 나는 지금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나를 평가해봤자 이거 아무 소용없어요. 평가해도 마지막 날이고 평가 안 해도 마지막 날이에요. 끝장이라니까 매일같이. 끝장이에요. 마지막에 먹는 그 저녁 식사는 맛있어요. 이거 먹고 난 뒤에 그 다음에 또 맛있는 걸 못 먹기 때문에. 그러니까 반찬투정하지 마세요. 마지막 식사입니다. 매일 저녁이 마지막 식사에요. 물론 야식타임이 있으면 그건 약간 미루겠죠. 밤 11시에 치킨 시켜가지고 피자 시켜서 먹으면 그게 또 마지막 야식이 돼요. 물론 이왕 죽는 거 이 야식 먹고 자면 그 다음날은 똥배 나온 뚱뚱보로 부활되어 가지고 보통 고역이 아니죠. 그거 뺀다고 또 애를 쓰죠.

주께서 떠미는 것은 무엇의 반복이냐 하면 그 죽음에서 살아나는 게 아니고 죽음 자체가 살아나는 거예요, 죽음 자체가. 그러니까 ‘나는 죽었다’를 기쁘게 발산하는 매일 매일이 남아 있어요. ‘나는 이미 죽었다’라는 사실을 계속 살리는 거예요. 죽은 것은 무효로 지나간 거고 ‘이제 살았다’가 아니라 ‘죽음’ 자체를 계속 살리니까. 이게 얼마나 신나는 일이에요.

 

-십자가마을 의존교회강의 200709 "끝장"

'내 생각 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죄의 발견  (0) 2021.08.08
그리스도의 비밀  (0) 2021.08.06
속건제물  (0) 2021.07.17
부부  (0) 2021.07.12
현실  (0) 2021.07.11